개미 분노 산 '시장조성자' 혜택 줄인다..업틱룰 면제 폐지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2020. 12. 2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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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내 공매도를 전면 금지
'시장조성 대상 종목 졸업제도' 도입+시장조성자 정보공개도 확대
"개미들이 맞았다" 불법 공매도 금지 후 시장조성자 제도 악용 불법 공매도 확인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개미들의 분노를 샀던 시장조성자제도가 대폭 수정된다. 시장조성자로 지정된 증권사들이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예외 적용을 받으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장이 실제로 확인되면서 금융당국이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시장별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거래 규모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 시장조성자 공매도 필요불가피한 경우로 제한

금융위원회는 20일 시장조성자제도에 대한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성자(Market Maker)는 한국거래소 등과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하고 사전에 정한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매수 양방향의 호가를 제시하도록 해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매매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금융위는 먼저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필요불가피한 경우로 제한하기로 했다. ①공매도 비중이 높은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시장조성자의 공매도가 현재보다 4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②시장조성자의 공매도에 대해 업틱룰(Up-tick Rule·가격제한규제) 면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업틱룰은 거래 체결 전 이하의 가격으로는 주문을 내지 못하게 해 주가 하락 가속화와 투자 심리 악화를 방지하는 제도다. 하지만 시장조성자에게는 예외를 두고 있어 증권사들이 낮은 가격을 무더기로 제시하면서 공매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③불법공매도 관련 시장조성자의 내부통제시스템의 고도화도 유도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무차입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업틱룰 위반 여부 자동 적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운영 측면에서도 시장조성자제도를 저유동성 종목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성이 확보되는 경우 시장조성 대상 종목에서 제외를 하는 식이다. 이른바 '시장조성 대상종목 졸업제도'다. 또 시장조성자의 유동성 하위 종목 참여를 의무화해 시장조성 수수료도 저유동성 종목을 우대할 계획이다. '시장조성자 관련 정보 공개'도 확대한다. 종목별 시장조성 계약 현황(의무호가스프레드, 일중 의무이행률 등) 등 상세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상세한 시장조성 거래내역을 주기적으로 공시할 방침이다. 거래내역에는 시장조성자의 매수·매도·공매도·업틱룰 면제거래 등 상세 실적을 공시하고, 일별 공매도 공시에서 업틱룰 예외 적용 거래 실적도 별도 구분한다.

주요 시장조성자의 선물매수 및 현물매도 거래행태 분석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거래소 점검 주기 1개월로 축소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도 신속히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 ①불법공매도에 대한 과징금 및 형사 처벌 도입 ②공매도 목적으로 대차거래를 한 자의 대차계약내역 5년간 보관 의무 부과 ③유상증가 기간 중 공매도 한 자의 유상증자 참여 제한 등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조치다.

먼저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다. 차입공매도 호가 관련 정보를 시장 감시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증권사가 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할 때 일반매도·차입공매도·기타매도를 표시하고, 업틱룰 예외 거래 해당 여부·외국인투자자 및 시장조성자 여부 등을 표시한다. 1단계로는 종목별 실시간으로 공매도 호가만 구분·표시하는 시스템이지만, 2단계로는 장중 시장전체의 공매도 규모, 공매도 상위 종목 등이 실시간 집계되는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게 목표다.

또 거래 이후 결제일(T+2) 12시까지 증권사에 결제 주식이 입고되지 않은 주문(이상거래)에 대한 '거래소 점검 주기'를 현행 6개월에서 1개월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이상거래에 포섭되지 않아 불법 공매도 적발의 사각지대로 지적돼 왔던 미소유 주식 당일 매도·매수 주문을 적출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하고 이를 고도화해 시스템화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외에도 시장조성자의 업틱룰 에외 공매도 주문에 대한 의무 위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불법 공매도 상시 모니터링 및 점검을 전담할 조직을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내 신설한다.

불법공매도 적발 시스템 구축 방안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 "개미들이 맞았다" 불법 공매도 금지 후 시장조성자 제도 악용 불법 공매도 확인돼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사항은 시장 영향 분석 등을 거쳐 세부 방안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불법공매도 적발 시스템 구축은 내년 2월까지 거래소 관련 규정 개정, 시스템 개발 등을 완료하고 추후 공매도가 재개되면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이와 같은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및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 마련을 금융당국이 서두른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지적해왔던 내용이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나면서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금지됐지만 시장조성자 제도를 악용한 불법 공매도가 실제로 이뤄졌다면서 '시장조성자 업무전반 긴급 특별검사 요청'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22개 전체 시장조성자의 3년 6개월 간 거래내역(2017년 1월~2020년 6월)을 점검한 결과 무차입공매도 및 업틱룰 위반 의심사례가 적발됐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9일 불법공매도에 대해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도입하는만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불법공매도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도록 모니터링 점검을 강화하고 규제 위반 시 엄중하게 처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주요국의 주식 시장조성제도 요약 (자료=한국거래소 제공)
<용어 설명>

▷시장조성자 제도 :거래소가 증권회사와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하고 사전에 정한 종목(시장조성 대상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ㆍ매수 양방향의 호가를 제시하도록 하여 유동성을 높이는 제도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 코스피200선물과 동일하게 한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ㆍ옵션 상품. 다만, 계약금액을 1/5(거래승수 25만→5만)로 축소함으로써 소액투자가 가능한 등 투자자의 거래기회 제고 상품
▷T+2일 결제제도 :장내주식의 거래 이후에는 청산 및 결제 처리절차가 필요하며, 국내 주식시장은 매매거래일(T)로부터 2거래일(T+2)에 증권ㆍ대금이 결제. T+2일 결제국에는 미국, 일본, 홍콩,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T+3일 결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멕시코, 캐나다 등이 있다,
▷업틱룰(uptick rule) :공매도에 따른 직접적인 가격하락 방지를 위하여 직전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제출을 금지하는 제도
(예) A전자 주식 직전가가 49,000원이라면, 공매도 호가는 49,050원, 49,100원 등 49,000원을 초과하는 금액으로만 제출 가능
단, 시장조성자의 시장조성거래 목적의 공매도 호가에 대해서는 업틱룰 예외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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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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