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초저금리 신용대출에..2금융권 기웃대는 고신용자들

송승섭 2022. 2. 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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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6개, 고신용자에 1%대 신용대출
5대은행 대출금리 3.42~3.78%보다 저렴해
금융당국 "상호금융이 고신용자 영업한 효과"
업계는 "정부·금융당국 규제로 금리역전 발생"
금리 낮다고 2금융 쓰면 신용점수 하락 불가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도 동두천시에 거주하는 성찬호씨(38·가명)는 최근 이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00만원을 대출 받기로 했다. 성씨는 신용대출 상품을 찾아보던 중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2%대 금리로 대출실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성씨는 "2금융권에 속하지만 시중은행 금리보다 약 3%포인트 가량 저렴해 이자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대출 후 신용점수가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어서 받아도 괜찮을지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민간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르자, 대출이 필요한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가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 등으로 발생한 ‘대출금리 역전현상’이 연초까지 이어지면서다. 일부 상호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수요에 맞춰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초저금리 신용대출까지 실행해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1297개 새마을금고의 신용등급별 대출금리를 모두 살펴본 결과 지난달 말 기준 1~3등급 고신용자에 대출을 내준 금고는 991개였다. 이중 6개 금고가 1%대 초저금리 신용대출을 실행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이 지난달 1~2등급 고신용자에게 내준 신용대출 금리가 3.42~3.78%였다. 1금융권보다 2금융권인 새마을금고에서 2%포인트 넘게 저렴한 대출이 실행된 셈이다.

금리가 가장 낮았던 새마을금고는 화곡금고로 1~3등급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1.38%였다. 산곡2·4동 금고가 1.48%로 뒤를 이었고 금호(1.55%), 세종(1.73%), 의정부신곡(1.77%), 용두(1.87%) 순이었다. 이중 직장금고는 세종금고 뿐이었고 나머지 5개는 모두 지역금고였다.

저금리로 분류되는 2%대로 신용대출을 내준 금고는 16개였다.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준인 3%대 대출이 이뤄진 금고 역시 118개에 달했다.

2금융권 금리 저렴해도 신용점수 하락은 불가피

2금융권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건 일반적인 금융질서와 정반대되는 현상이다. 1금융권에 속하는 시중은행은 신용등급이 높아 채권발행 등에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많고 대손비용도 적어 낮은 대출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2금융권은 사실상 수신이 거의 유일한 조달창구인데다 떼이는 돈도 많기 때문에 통상 1금융권보다 금리가 비싸다.

이러한 금융 왜곡현상은 상호금융권 전반에서 관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지난해 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30%로 5.12%인 시중은행보다 0.82%포인트 낮았다. 최근 3년간 상호금융권의 대출금리는 시중은행보다 0.2~0.6%포인트 정도 비쌌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전된 금리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리역전 현상의 원인에 대해 ‘풍부한 유동성’과 ‘조달비용 격차 축소’, ‘2금융권 대상 규제 완화’ 등을 꼽은 바 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설명자료를 내고 "(금리역전 현상은) 연초부터 지속된 것으로 최근 부채 총량 관리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며 "사실상 은행과 같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호금융권의 적극적인 영업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금리역전 현상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도 2금융이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높고 대출금리도 높아야 하는 게 맞다"면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다 보니 규제가 시작됐고, 1금융권에서 대출수요를 줄이려 금리를 조정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금리가 낮다고 해서 무작정 2금융권으로 찾아가는 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2금융권은 대출실행만으로 신용점수 하락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다른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대출받을 시 금리와 한도 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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