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없다" 연준, 금리인상 1%p 울트라 스텝까지 밟나 [한은 빅스텝 초읽기]

박종원 2022. 7. 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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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만 1.5%p 인상을 단행한 미국 기준금리 추이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위원들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회의에서 금리 결정을 앞두고 지난달처럼 0.75%p씩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과 연준 관계자들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계속해서 고공 행진한다고 내다봤으며 연준 인사들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려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일부에서는 한번에 1%p를 올리는 이른바 '울트라 스텝' 주장도 내놓고 있다.
연준, '더 올려도 침체 없다' 낙관

연준 산하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11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언급하고 0.75%p 금리 인상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건강하며 즉각적인 경기 침체 신호가 없다"면서 "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애틀란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준 금리 0.75%p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 수준이라면 경기 침체를 초래하지 않더라도 '중립 금리'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립 금리는 물가 상승이나 하락을 초래하지 않고 잠재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이다.

올해 들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선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약 28년 만에 0.75%p 올렸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1.5~1.75% 구간이다. 연준은 26~27일에 FOMC 회의를 열고 올해는 이달 회의까지 총 4회의 회의가 남았다. 보스틱은 현재 시장에 돈줄이 말라 경기 침체로 이어질 만큼 금리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금리에 여유가 있다"면서 고금리로 집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침체로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연준 인사들도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8일 연설에서 "기준 금리가 올해 말 기준으로 3~3.5%까지 오른다면 우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미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7월에 기준금리를 0.75%p 올리고 9월에 0.5%p 인상하는 방안을 확실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에 대해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보스틱을 제외하고 불러드와 윌리엄스, 월러 모두 올해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더 높은 금리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며 0.75%p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 /로이터뉴스1

계속되는 인플레 공포, 금리인상 외치는 연준

연준 관계자들이 강력한 금리인상을 외치는 이유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 공포가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오는 13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공개한다. 시장에서는 6월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8.7~8.8%라고 내다봤으며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에 가장 높았던 5월 상승률(8.6%)을 넘기는 수치다.

물가상승은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다. 뉴욕 연방은행이 11일 발표한 6월 소비자기대조사에 따르면 미 소비자들은 예상하는 2023년 6월 물가상승률 중간값은 6.8%였다. 이는 전달(6.6%)보다 0.2%p 올라간 수치인 동시에 2013년 이후 가장 높다. 현지 언론들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가 단기적으로는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윌리엄스는 8일 연설 중에 연준이 안정적인 물가상승률로 보는 2% 목표를 언급하고 "지금 수치를 2%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국채 시장의 경우 지난 5일부터 2년물 가격이 10년물보다 내려가는 역전 현상이 발행했고 5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국채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은 물량이 긴 물량보다 비싼 편이고 정해진 금액을 받는 상품인 만큼 물가가 오를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2년물 가격이 10년물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단기적으로 물가가 크게 오른다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다만 11일 소비자기대조사에 의하면 미 소비자들은 2025년의 물가상승률 기대치를 3.6%로 예상했다. 해당 수치는 5월 조사(3.9%)보다 0.3%p 내려간 것이다. 미 언론들은 물가가 단기적으로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로 분석한 오는 7월 미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자료=CME
한번에 1%p '울트라 스텝' 가능성은?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인상을 확신하고 있지만 1%p를 한 번에 올리는 이른바 '울트라 스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형태를 분석한 결과 11일 기준으로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0.75%p 올릴 확률은 93.0%로 전장보다 0.6%p 올랐다. 1%p 인상 가능성은 7.6%에서 7.0%로 내려갔다. 0.5%p 인상 가능성은 0%였다.

보스틱은 1%p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지난 며칠 동안 목격한 데이터 증거를 보면 그러한 시나리오는 펼쳐지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지닌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11일 연설에서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면 의도와 다르게 핸들을 너무 꺾는 오버스티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0.75%p 인상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조지 총재는 연준이 빨리 행동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지만 "변화를 갑자기 크게 주면 불안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가계와 기업이 적응하기에 역사적으로 빠른 금리 인상"이라면서 "더욱 갑작스러운 금리 변화는 경제나 금융시장에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지 총재는 또한 금리 인상을 놓고 시장과 발을 맞춰야 한다며 "속도보다 경로에 대해 소통하는 것이 훨씬 중대하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공개된 지난달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다음 회의에서 0.5~0.75%p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기준금리 인상이 위원회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적절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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